
어머니가 아산병원에 다녀온 이후로, 별로 안 좋은 폐사진때문에 며칠간 걱정도 하시고 심기가 편치 않으시더니 오늘부터 조금씩 생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오늘은 마음도 한결 편안해 보이신다. 나 역시 뭘 먹어야 어머니 폐가 좋아지려나 신경을 쓰다 보니 마음이 늘 긴장상태였는데, 지금은 괜챦다는 생각이 들고, 건강도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마음챙김을 좀 더 신경쓰신다고 해서 안심이 된다. 그동안 안나가시던 성당도 다시 나가보신다고 한다. 몸이 아픈데 마음을 평안히 갖기가 쉽지 않겠지만, 마음의 병이 몸이 병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마음을 늘 살펴볼 일이다. 세상은 늘 동전의 양면과 같이 양면성을 갖고 있다. 양극이 있으면 음극이 있고,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고, 왼쪽이 있으면 오..

오랫만에 주말을 맞은 느낌이라 좋다. 더위도 한풀 꺾인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선선한 느낌으로 일어나는 것이 여름들어 처음인 것을 보면 이제 여름이 끝나가나 보다. 도파민 금식을 해보면 가끔씩 달콤한 케익이나 부드러운 크로와상 같은 빵이 생각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다. 다른 것으로 배를 채우면 어느새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결국 담배나 술 같은 것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때의 욕구에 집중하다보면 그것을 꼭 채워야 할 것 같지만 조금만 노력해도 그 욕구를 잠재울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 욕구를 전환시키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를 보면, 이것 저것 안 먹고 참다가 결국 힘들어서 다시 예전처럼 왕창 먹게 되는 모습을 종..

기분이 울적하다고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청소를 해야겠는데 뭔가 좀 제대로 해야 할 것 같아, '청소력' 책을 다시 펼쳤다. 예전에 하이라이트 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쭉 훑었다. '행복한 자장을 만드는 힘'을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화장실 청소를 제대로 하기위해 유한락스 파워젤을 주문했다. 기분좋게 1+1이다. 기존에 비슷한 거품락스가 있긴 했지만 왠지 청소해도 깔끔한 느낌이 나지 않았다. 이름도 파워라고 하고, 용기도 깔끔한 흰색 대형용기에 들어 있어서 왠지 이번 청소는 만족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랫동안 손이 안 닿았던 곳까지 빡~빡 닦았다. 행복한 자장이 만들어지길 기대하면서. 참고로 락스를 사용할 땐 주의할 점이 있다. 절대 따뜻한 물에 섞어서 쓰면 안된다. 온도가 높아지면 ..

도파민단식 17일째. 오늘은 아침에 늦잠을 자서 저녁이 끝이 안 좋은가...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스크림이나 커피의 유혹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마찰이다. 마찰은 거칠은 면과 면이 부딪힐 때 일어난다. 부드러운 면끼리는 좀처럼 마찰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대부분 거칠은 원석으로 태어나 서로 부딪히며 둥글둥글해진다. 어떤 경우는 너무 센 충격에 더 날카로와지기도 한다. 삶은 무수한 인간관계로 이루어지고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인간관계는 가족이다. 가족 안에서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가 된다면 그야말로 천국이 아닐까. 하지만 실상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서 그런지 말도 막 하게 되고 결국 그런 말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가족도 남처럼, 직장상사처럼 여기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감..

도파민 단식 16일째. 하루는 세부분으로 나뉜다. 아침, 점심, 저녁... 아니다. 출근전, 출근후, 퇴근후의 삶이다. 문든 이런 삶을 생각하며, 하루를 3일처럼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근전에 열심히 아침산책하고, 독서하고, 아침식사 준비하고, 나름 바쁘지만 알차게 보낸다. 출근후는 나로서 산다기보다 내가 해야할 임무를 수행하는 느낌이다. 퇴근 후는 다시 나로 돌아와서 저녁먹고 책읽고, 글을 쓴다. 오늘은 퇴근 후 저녁을 먹고나니 왜 이리 피곤한지. 그냥 잠들뻔 하다가 겨우 일어나서 정신차리고 우유를 마시고 있다. 읽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변비때문에 치질이 도졌는지, 앉아있기가 너무 힘들다. 책을 읽지 말고 오늘은 일찍 자야 할 것 같다.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뇌졸중..

도파민 단식 15일째. 요며칠 비가 왔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공기는 축축하지만 아직도 땀띠가 거슬리다. 코로나 확진자를 줄어들 줄을 모르고 비오는 오늘도 보건소옆 찻길은 사람들이 줄줄이 늘어서있다. 오늘은 그야말로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초조함도 없어진다. 그냥 한 시간 한 시간을 수행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마음이 고요해지니 집중이 높아지고, 나를 둘러싼 기운들이 움직거리는 것같은 기분이 든다. 우주가 나를 돕는 느낌... 뭔가 깨달아간다는 느낌...이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아직은 모르겠다. 요즘은 고전이 잘 읽힌다. 계속 읽어봐야겠다. 오늘 아침 문득 생각했다. 오늘 하루가 있다는 건 오늘도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이고 그 넓디 넓은 우주 공간 속에 내가 땅에 발을..

도파민 단식 14일째. '다시, 책은 도끼다'를 쓴 박웅현 작가는 독서에 대해 말하면서, 사유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내 안에서 자생적으로 우러나오는 것들을 못 건저낸다고 하였다. 도파민도 마찬가지 아닐까. 피곤하다고 커피를 자꾸 마셔대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아 외식을 하고, 디저트와 같은 단 음식을 먹게 될 경우, 우리 몸이 자연스럽게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아예 잃어버리게 돼서 계속 외부의 자극만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 신체의 일부분을 쓰지 않게 되면 그 부분이 퇴화가 되어 제대로 못 쓰게 되는거지. 'Use it, or lose it.'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소개된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이란 책은 수행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수행은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일이다. 깨어 ..

도파민 단식 12일째. 오늘은 빵이며 과자며 밀가루의 유혹이 많은 날이다. 점심땐 동료가 유명빵집의 갓 구운 빵을 사와서 먹어보라며 권한다. 갓 구운 빵은 어디서나 맛있다. 그냥 냄새로만 음미했다. 사무실에서 이번 추석때 선물을 쌀과자전병으로 하기로 했다. 쌀로 만든 과자이긴하지만 밀가루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신경이 쓰이는 건 매우 달다는 것이다. 버터와플과 맛이 비슷하다고 할까. 단 음식도 금식해야 할 대상이다. 맛있게 보이지만 나는 패쓰~. 요양기관 종사자들이 코로나 선제검사를 받아야 된다고 해서 오늘 처음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어떻게 안 아프게 검사를 받을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머리를 살짝 들어올리는 자세가 제일 안 아플 것 같아서 그렇게 했더니 실제로 별로 아프진 않았다. 그냥 코속으..

어제는 유튜브시청 조절에서 실패해서 일기도 하루 지난 오늘 쓴다. 영상 하나를 보다보면 그것과 관련된 영상을 줄줄이 보게된다. 물론 다 자기계발 영상이나 유튜브 영상 제작에 관한 것들이었지만, 아무래도 주말이라는 조건이 사람을 한없이 늘어지게 하는 것 같다. 일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 중에 Deadline을 정해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즘 생각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서 나 나름대로 데드라인을 정해서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비가 와서 며칠째 공원 걷기를 못하다가 오늘은 그냥 우산을 쓰고 한바퀴 걸었다. 보슬비이긴 하지만 우산을 안 쓴 사람들은 빠른 보폭으로 걷고 있었다. 나는 우산이 있으니까 여유롭게 걸을 수 있었다. 우리 삶에도 비가 올 때를 대비해서 우산이 필요하다. 그 우산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

셋째날이다. 아직까진 별로 힘들지 않다. 몸이 한결 개운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시간도 더욱 여유로와지는 것 같아서 아침에 출근할 때나, 점심을 먹고 올 때나, 허둥거리지 않고 나온다. 시간은 상대적이라고 했던가. 객관적으로 똑같은 시간이지만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고무줄처럼 시간이 늘어나는 기분이 든다. 오후4시, 출출할 때라 사무실 동료가 아이스크림을 쏜다고 한다. 붕어싸만코를 사들고 들어온다. 내가 금식을 시작했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에이...그냥 먹어요." 눈감아 줄 수 있다는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건넨다. 잠시 정적이 흐른다. 나는 그냥 아이스크림을 받고서는 냉동실에다 넣는다. "단식 40일이 지나면 먹지 뭐. 흐흐." 라고 하며. 도파민 금식을 한 이후로 세 끼 먹는 밥이 더 맛있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