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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아산병원에 다녀온 이후로, 별로 안 좋은 폐사진때문에 며칠간 걱정도 하시고 심기가 편치 않으시더니 오늘부터 조금씩 생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오늘은 마음도 한결 편안해 보이신다. 나 역시 뭘 먹어야 어머니 폐가 좋아지려나 신경을 쓰다 보니 마음이 늘 긴장상태였는데, 지금은 괜챦다는 생각이 들고, 건강도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마음챙김을 좀 더 신경쓰신다고 해서 안심이 된다. 그동안 안나가시던 성당도 다시 나가보신다고 한다. 몸이 아픈데 마음을 평안히 갖기가 쉽지 않겠지만, 마음의 병이 몸이 병으로 이어진다고 하니 마음을 늘 살펴볼 일이다.
세상은 늘 동전의 양면과 같이 양면성을 갖고 있다. 양극이 있으면 음극이 있고,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고,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으면 추함이 있고, 선이 있으면 악이 있다. 하나의 성질은 다른 하나의 성질이 있으므로 인해서 구별이 되어진다. 한 사람을 볼 때, 이러한 양면성은 보통 상존하는 것 같다. 어떤 때는 어떤 성질이 더 우세하고, 어떤 때는 다른 성질이 우세하다. 마음공부를 하다보면, 사람에 대해서 이 사람이 어떻다고 얘기할 때, 보는 사람의 시각, 즉, 마음이 작용하기때문에 편견이 작용할 수 있다고 한다. 보는 사람의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서 보이는 것도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또, 다른 말로, 현실은 보는 사람의 반영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우리가 사물이나 사람을 볼 때,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시각으로 본다면 사랑이 충만한 관계, 즉, 수용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불편해 한다면, 내 마음이 그렇게 인식했기때문인데, 이 경우, 마음공부에서는 그냥 그런 마음을 제3자의 입장에서 가만히 바라보라고 한다. 그러면 어느새 마음에 평화가 오고 수용의 마음이 깃든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관찰하면서 공감해주고, 껴안아 주라고 한다. 판단하려고도 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수용의 마음을 갖는다고 해서,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이 수용은 아니다. 수용의 마음을 가지면 해야 할 말을 하되, 감정이 섞이지 않고 담담하게 할 수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자기가 들여다볼 수 있고,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사는 게 아니라 마음을 이끌며 사는 능력은 오랜 시간의 반복과 수행이 필요한 것 같다. 어찌보면 어릴 적부터 연습시켜줘야 할 능력이 아닌가 싶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일기를 쓰는 것이다. 아이들도 일기를 쓰면서 자기 마음을 돌아볼 수 있다. 보통은 어릴 때 학교숙제로 일기를 쓰다가 성인이 되면 일기를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인일수록 일기를 쓰는 것은 좋은 마음챙김훈련이고, 내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므로 놓치지 말아야 할 하루 일과로 정해 놓는 것이 좋겠다. 나 역시 바쁘다고 일기를 안 써왔지만, 이렇게 40일 도파민 단식을 해보면서 일기를 쓰게 되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쓰고싶다. 도파민단식이 나에게 준 고마운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