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도파민 단식 14일째.
'다시, 책은 도끼다'를 쓴 박웅현 작가는 독서에 대해 말하면서, 사유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내 안에서 자생적으로 우러나오는 것들을 못 건저낸다고 하였다.
도파민도 마찬가지 아닐까. 피곤하다고 커피를 자꾸 마셔대고, 자극적인 음식을 찾아 외식을 하고, 디저트와 같은 단 음식을 먹게 될 경우, 우리 몸이 자연스럽게 도파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아예 잃어버리게 돼서 계속 외부의 자극만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쉽게 말해 신체의 일부분을 쓰지 않게 되면 그 부분이 퇴화가 되어 제대로 못 쓰게 되는거지.
'Use it, or lose it.'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 소개된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이란 책은 수행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수행은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일이다. 깨어 있다는 것은 늘 자신을 성찰하고 생각을 높이며 끊임없이 성숙시키는 것이다. 성찰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살피는 것이다. 사색은 사물과 일에서 참되고 깊은 의미를 찾는 일이다.
수행은 곧 내 삶의 참된 변화와 완전한 내적 혁명이다. 수행은 언젠가의 지향점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실현해야 할 삶 그 자체이다.
도파민금식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그냥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 이것이 수행이라는 것과 연결된다는 것을 오늘 깨달았다. 난 불교도는 아니지만 수행은 기독교에서 각자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과 비슷한 의미인 것 같다. 기독교에선 순례자의 삶을 산다고도 한다. 결국 인생은 순례이고, 수행인 것 같다. 행복이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행복은 수행의 삶을 살면서 그때 그때 경험하는 감정일 뿐이다. 행복을 목적으로 사는 사람은 늘 더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느라 불행해질 것이다. 파랑새를 찾는 법은 파랑새를 놓아주는 것이다.
이제 나는 나의 게으름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해야지 하는 마음을 게으름이라고 볼 때, 나는 늘 지금 현재 편한 것이 중요하니까, 해야할 일을 뒤로 미루곤 했다. 아침에 못 일어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금만 더 자야지 하는 마음때문에 벌떡 일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삶은 그냥 내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행복추구로 인해 가족들의 행복에 방해를 주었던 것이다. 내가 조금 더 일찍 일어나면 좀 더 맛있는 아침식사를 준비할 수 있고, 여유롭게 가족과 차도 마실 수 있고, 함께 공원을 산책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 매사를 수행의 관점으로만 보다보면 너무 금욕적인 삶을 사느라 현재가 주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건 아닐까. 과연 그럴까. 게으름을 극복하면 더 많은 시간이 시간이 생기기때문에 그 시간에 보다 값진 활동들을 할 수 있다. 부지런함이 주는 삶의 선물도 많을 것이다.
삶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도 달라진다. 어떤 관점을 보느냐는 우리의 선택의 문제다. 나는 순례자, 수행자의 삶을 살아봐야겠다. 그럼 남과 비교를 하며, 나에게 없는 것을 한탄하며, 더 행복해지려고 안달하는 삶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테니까. 아프리카에 'Ubuntu'라는 말이 있다. 'I am because you are'.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다. 나를 위해서만 사는 삶은 나 한 사람만 행복할 지 모르지만, 남을 위해서 사는 삶은 나와 남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가 조금만 수행을 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