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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스스로를 지배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지배당한다." (마키아벨리)

 

 

화는 왜 나는걸까? 물론 자극이라는 원인이 있어서겠지만, 많은 경우, 되돌아보면 굳이 화를 낸 것을 후회를 하게 되거나, 화를 내는 것이 상황에 별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순간은 후련하다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분위기는 험악해지고, 관계는 악화된다. 이젠 화내지 않고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화를 참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결국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닐까. 

 

세네카는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인물로서, 마음과 행복, 화와 용서, 돈과 명예, 노년과 죽음, 인생에 대한 현실적인 명제들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의 고찰을 통해 이젠 화로부터 나를 지키자. 

 

 

그 어떤 경우에도 화라는 감정은 불필요하다. 적과 맞설 때는 절대로 무질서해서는 안 되며 절제하고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보다 육체적으로 훨씬 강하고 피로에 강한 야만인들을 스스로 굴복하게 만드는 것도 결국 화 때문이 아닌가? 검투사들도 마찬가지다. 뛰어난 기술로 자기 몸을 지키지만 화가 났을 때는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다. (p.47)

 

우리를 힘들게 하는 자연의 현상들은 아무런 의도 없이 생겨나는 것일 뿐이다. 우주에 여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또 다른 계절로 바뀌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며, 신의 의지를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그러한 자연의 섭리를 뒤바꿀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과욕이다. 이러한 자연현상은 우리에게 해를 끼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익한 점이 많다. (p.139)

 

사람도 자연의 일부여서 그런가. 갑자기 별 이유없이 짜증을 내거가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그냥 그 사람이 밤에 잠을 잘 못잤거나 마음의 날씨가 나쁜가 보다 하자. 흐린 날이 걷히면 맑은 날이 오듯이 사람이 기분도 가끔씩 왔다갔다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것에 대해 너무 심각해지지 않을 수 있다. 

 

가끔씩 나도 모르게 마음의 날씨가 안 좋아지거나 예민해지면 잠시 분위기를 바꾸어보거나, 산책을 하거나 잠을 청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다보면 마음이 한결 평안해질테니까. 

 

누군가 당신에게 화를 내고 있다면 오히려 친절함으로 대해야 한다. 말싸움은 한쪽에서 먼저 양보를 하면 곧바로 끝난다. 싸움에는 상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로 화를 내며 싸움을 시작했더라도 먼저 물러서는 자가 승리하게 된다. 그럴 때는 이기는 것이 결국 지는 것이다. (p.159)

 

화가 사치스러움보다 나쁜 이유는 무엇일까? 사치스러움은 그 자체로 쾌락을 즐기지만 화는 타인의 고통을 즐긴다. 화는 질투심이나 악의보다도 악랄하다. 질투심이나 악의는 그저 타인이 불행해지기를 바라지만 화는 직접적으로 불행을 안기려고 한다. (p.165)

 

뾰족한 창을 딱딱한 표면이나 물체에 던지면 반대로 튕겨 나와 창을 던진 사람이 다치게 마련이다. 이처럼 부적절한 행위는 고결한 정신에 해를 미치지 못한다. 해를 가하려는 상대보다 공격하는 사람이 더욱 나약하기 때문이다. 뾰족한 창으로도 뚫지 못할 만큼 부당함과 모욕에 강해질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복수를 감행한다는 것은 고통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p.167)

 

화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시 멈추는 것이다. 시간을 가지다 보면 처음 화가 났던 것이 누그러지고 온통 시커먼 구름이 덮여 있던 마음이 맑아진다. 최소한 더 어두워지지는 않는다. (p.197)

 

지금 우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소중한 시간들은 얼마 후면 사라질 것이다. 그때까지 최대한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 타인을 위협하거나 공포를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엄청난 손해를 입거나 부당한 일을 겪더라도, 경멸을 당하고 비웃음을 듣더라도 덧없는 인생사를 초월해 인내하자. 세상사에 휘둘려 살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앞에 죽음이 다가와 있을 테니까. (p.239)

 

 

" 나 스스로를 지배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지배당한다." (마키아벨리)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저/정윤희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