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제목이 좀 황당하다. 저자는 이 제목을 통해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 책 내용을 보니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집중력과 창의력, 사고력부터 감정과 기분까지, 이 모든 것은 '머리'와 '마음'이 아니라 '몸'의 문제라는 것을 제시한다. 또한 사고는 두뇌만의 독점적 활동이 아니고 사고할 때 몸의 나머지 부분들잉 열심히 일하는 뇌를 그저 감탄하며 바라보고만 있지 않다. 사고는 감각과 운동과 자세의 지원을 받는다. 요컨대 몸 전체의 도움을 받는다는 말이다.
그냥 웃어라, 행복해지리니!
억지로라도 웃으면 실제로 뇌가 착각을 하여 웃을 때 나오는 호르몬을 생성한다는 것은 이미 들어왔지만, 이 책에서는 이해하기 쉽도록 관련된 연구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다.
1988년 사회심리학자 자비네 슈테퍼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한 집단에 연필을 치아 사이에 끼우되 입술에는 절대 닿지 않게 하라고 함으로써 웃는 표정을 만들게 했고, 다른 한 집단에는 연필을 입에 물되 그 연필을 입술로 꽉 감싸라는 하여 찡그린 표정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했다. 이 상태에서 두 집단 모두 만화책을 보게 했는데, 그 결과는 인위적으로 웃은 집단이 강제로 찡그린 표정을 지었던 집단보다 확연하게 만화가 재미있다고 느꼈다. 표정이 감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서로 상대방에게 얼굴과 신체를 통해 영향을 준다는 연구를 설명한다. 즉, 우리가 항상 서로를 모방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인데, 이를 '카멜레온 효과'라고 한다. 카멜레온이 주변 환경과 같은 색으로 몸색깔을 바꾸듯이 우리도 서로의 얼굴 표정, 신체언어 혹은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슬픈 표정을 짓고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면, 나도 슬픈 표정이 되고 불안하게 고개를 떨구고 의기소침하게 어깨를 늘어뜨릴 수밖에 없다. 대부분은 상대방의 행동을 따라 한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신경생리학자 비토리오 갈리세는 이 '의식되지 않는 상호주관적 모방'은 인간이 공동생활에 유용하도록 감정이입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행하는 신체활동에 따라 활성화되기도 하고 축소되기도 한다. 즉, 뇌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라고 부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고령에 이를 때까지도 변화가 가능하다. 일례로 2012년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신경심리학자들은 부러진 오른팔을 16일 동안 고정한 후 해당 뇌영역이 약 10퍼센트 수축했다는 것을 증명했고, 반면에 전보다 훨씬 많이 사용한 왼팔을 관장하는 뇌영역은 눈에 띄게 확대되었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복부의 뇌'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복부의 뇌'라고 하는 유명한 장신경계가 있다고 한다. 장신경계는 척수세포보다 많은 수억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화와 장운동과 면역체계 유지를 관장한다. 그런데 복부의 뇌는 대단히 많은 정보들을 뇌로 보내지만 뇌로부터는 아주 적은 정보만 취한다. 그 비율은 9대 1이었는데, 이는 연구자들에게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우리는 이 육감 중 많은 것을 의식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그것들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학자들은 머리와 배의 밀접한 관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기분을 나아지게 하고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으면, 웃거나 곧은 자세로 서거나 집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라. 아주 쉬워 보인다. 그렇다. 정말 쉽다.
얼굴표정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는 또 있다. 바젤과 하노버의 의사들은 우울증 치료제를 찾다가 환자들에게 보톡스를 주사하기로 했다. 그 결과 눈썹을 찡그릴 수 없게 된 환자들은 더이상 화난 표정을 짓지 못했다. 덕분에 우울증 환자의 절반 정도가 눈에 띄게 상태가 호전되었다. 슬픈 표정을 짓지 못하게 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진 것이다. 보톡스로 미간주름을 마비시킨 후 환자의 뇌를 관찰해보면 얼굴 표정이 사라지기 무섭게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뇌부위인 편도체의 기능이 눈에 띄게 약화되었다. 반면에 미간주름을 다시 움직이면 편도체는 예전처럼 활성화되었다.
반면에 양날의 검과 같이 보톡스의 부작용도 있다. 이 주사를 맞은 사람은 최소한 주변 사람들의 감정세계를 알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타인의 표정과 자세를 모방하면서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이 능력이 방해를 받으면 타인에 감정을 훨씬 느린 속도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동작으로 춤을 권하고 있다. 심리학자 자비네 코흐는 오래 전부터 춤의 치료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그녀는 그 답을 이스라엘에서 찾았다. 그곳에는 '하바 나길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스라엘 특유의 원무가 있다. 번역하면 '우리 기뻐하지'이다. 이 춤을 추는 사람들은 계속 힘차게 뛰어오르는 동작, 즉 수직 도약운동을 반복한다. 자비네 코흐는 "활기찬 원무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주었으며 춤치료나 운동치료 및 그 밖의 보조요법에 권장할 만하다"라고 보고하였다. 또한 원무가 우울증 환자들의 정서에 좋은 이유는 그 운동이 '거의 수직 동작으로만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그들이 평소에는 긍정적 느낌을 일으키는, 하늘로 치솟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이들이 '더 힘차게 위아래로 움직이도록 독려했으며, 실제로 위로 뛰어오르는 운동은 밝고 즐거운 기분을 조성했다.
'책이 좋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당신이 오래오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0) | 2022.03.07 |
---|---|
아인슈타인은 왜 양말을 신지 않았을까 (2) (0) | 2022.02.25 |
담배 끊는 법 (0) | 2022.02.17 |
하루 시간 관리법 (0) | 2022.02.14 |
천연식초를 알면 암은 없다 (0) | 2022.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