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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정신을 하나로 감싸 안고
떨어져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가?

기운을 부드럽게 하여
갓난아이처럼 될 수 있는가?
하늘의 문을 열고 닫음에 있어
여인과 같을 수 있는가?
자만심 없이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가?

생명을 낳고 기르되 가지려 하지 말고
일을 하되 공을 인정받으려 말고
이끌되 조정하고 지배하지 말라.

이러한 힘을 마음에 새긴 사람이
이 땅에 도를 가져온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덕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힘'은 강함, 부유함, 유능함의 표상이다. 하지만 도의 측면에서의 힘은 갓난아이처럼 부드럽고, 여인처럼 섬세하다. 힘이 있지만 자만심이 없다. 이끌되 지배하지 않는다. 앞장에서 많이 언급한 물과 같은 힘이다. 물은 부드럽게 흘러가지만 강줄기를 만들고, 주변의 생명들을 살린다. 또한 그 힘은 공기와 같이 늘 우리와 함께 존재하지만 존재를 내세우지 않는다. 이러한 힘을 마음에 새긴 사람이 이 땅에 도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하나의 바퀴통에 서른 개의 바퀴살이 모이는데
그 가운데에 빈 구멍이 있으므로
수레의 쓸모가 생겨난다.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그 가운데에 빈 공간이 있으므로
그릇의 쓸모가 생겨난다.

문과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그 비어 있음으로 방의 쓸모가 생겨난다.

있음의 유용함은
없음에 달려 있다. 

 

작가는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당신의 중심이야말로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본질이다. 당신의 본질인 '없음'에 주의를 기울여라. 텅 빈 그 공간은 모든 창조를 책임지는 '눈에 보이지 않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당신 내면의 자아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은 바로 순수한 사랑과 어짊이다. 

 

오늘 하루, 적어도 15분 정도는 당신 안에 자리한 '비움'속에서 살아보라. 육체나 환경 따위는 무시해라. 이름이나 나이, 그리고 직업과 같은 세속적인 신분과 위치도 잠시 잊어라. 당신이 존재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없음', 그 공간 머물러라. 없음으로부터 세상을 들여다보라. 그리고 물질적인 존재인 당신의 가치가 전적으로 없음에 달려있음을 감사하게 여겨라. 오늘은 당신 안의 '없음'과 친해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