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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를 귀하게 떠받들면
경쟁이 생길 것이다.
재물을 중요하게 여기면
사람들은 도둑질을 할 것이다.
탐낼 만한 것을 보이지 않아야 백성들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다.

성인이 다스릴 때는
백성의 마음과 가슴을 비우게 하고,
뜻을 약하게 하며,
뼈를 강하게 한다.

노력하지 않음으로 행하라.
행함이 순수하고 자기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완전한 제자리를 찾는다.

도는 비어 있지만
다함이 없고
끝없이 깊으며,
모든 것의 근원이다.

도 안에서 날카로운 경계는 무뎌지고
얽힌 매듭은 풀어진다.
태양은 구름에 가려 부드러워지고
티끌은 하나로 뭉치게 된다.

도는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존재한다.
나는 누가 그것을 태어나게 했는지 알지 못한다.
도는 모두의 공통된 원형이요, 만물의 아버지다.


오늘은 책의 3장과 4장, <만족하는 삶>과 <무한한 삶>이다.
작가는 말한다. 원하는 것의 목록을 만들어서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도'에게 넘겨주라. 그것들을 넘겨주고는 그냥 믿으라. 그와 동시에 도의 안내에 귀를 기울이고 살펴보라.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공급해주는 완전한 에너지와 당신을 연결하라. 에고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영원한 도가 당신을 통해 작용하도록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면 된다. 이것이야말로 노자가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지위를 귀하게 떠받들면
경쟁이 생길 것이다.
재물을 중요하게 여기면
사람들은 도둑질을 할 것이다.
탐낼 만한 것을 보이지 않아야 백성들의 마음이 어지럽지 않다.


이 구절은 예나 마찬가지로 지금도 경영자 혹은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실감케 한다. 조직의 잘못된 평가시스템이나 지나친 지위체계는 조직 안에서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고 조직의 성장을 저해한다. 서로 경쟁하기에 바쁘다보니, 협업의 분위기를 만들 수 없다. 무능한 경영자는 경쟁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경쟁을 조장한다. 마치 '오징어게임'처럼 말이다.

누굴 탓할순 없겠지만 요즘의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지위를 귀하게 떠받들고, 재물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었다. 사람들은 재물을 얻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어지럽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과 노후 빈곤에 대한 두려움의 양극단을 오가다가 투잡과 재태크 공부로 내몰리고 있다.

성인이 다스릴 때는
백성의 마음과 가슴을 비우게 하고,
뜻을 약하게 하며,
뼈를 강하게 한다.


이 말 뜻은 무엇일까? 웨인 다이어도 이 부분에 대해선 자세한 언급이 없다.
결국 '성인'에 노자를 대입해 봤을 때, 노자의 사상이 함축된 것이 아닐까. 일단 마음과 가슴을 비우라는 것.
마음 속의 경쟁심이나 탐심을 우선 내려놓으라는 것이고, 그 외에도 우리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모든 것을 비우라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뜻을 약하게 하고, 뼈를 강하게 하라고 노자는 말하고 있다. 원문이 아닌 번역문을 읽다보니 해석이 너무 자의적이 되는 것 같긴 하지만, 뜻을 약하게 하라는 말은 자아(ego)를 내려 놓으라는 것 같다.

가끔씩 조직 안에서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자신의 생각을 너무 강하게 밀어부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 자아의 고집과 이기심때문에 다른 의견은 귀에도 안 들어오고, 나의 의견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에서 빠져나오려면, 뜻을 강하게 하기보다, 뼈를 강하게 해야 한다. 내가 볼 때, 뼈를 강하게 하라는 말은 직접 몸을 움직여 보라는 것 같다. 자아의 생각과 믿음에 빠져 있기보다, 실제로 행해보고, 경험해 보라는 것이다. 최근에 내가 쓰던 오래된 공업용 미싱을 아버지와 2층에서 1층으로 운반할 일이 있었다. 미싱이 꽤 무거워서 나는 아버지께 이 방법으로 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웠다. 하지만 아버지는 일단 날라보자고 하셨다. 실제로 나르다 보니 내가 생각한 방법과 다른 방법으로 더 쉽게 내려갈 수 있었다.

노력하지 않음으로 행하라.
행함이 순수하고 자기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완전한 제자리를 찾는다.


'행하되 노력하지 않음으로 하라...' 모순되어 보이지만 '뜻을 약하게 하고 뼈를 강하게 하라'는 말과 상통한다. 노자가 말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안빈낙도의 인생을 살라는 말이 아니다. 행하되 자기를 나타내려 행하지 말고 '도(Way)'를 위해 행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자아실현'이 인생의 목표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노자는 자아를 내려놓고, 더 큰 도(Way)를 위해 살라고 하고 있다. '자아실현'이라는 말은 유한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직장에서 고군분투하여 임원직까지 오르고 퇴직하여 왠지 인생을 헛산 것 같아 씁쓸한 은퇴자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유한한 것을 이루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도는 비어 있지만
다함이 없고
끝없이 깊으며,
모든 것의 근원이다.

도 안에서 날카로운 경계는 무뎌지고
얽힌 매듭은 풀어진다.
태양은 구름에 가려 부드러워지고
티끌은 하나로 뭉치게 된다.

도는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존재한다.
나는 누가 그것을 태어나게 했는지 알지 못한다.
도는 모두의 공통된 원형이요, 만물의 아버지다.


여기서 노자가 말하는 '도(Way)'라는 것을 한 마디로 말할 순 없다. 아직은 어렴풋하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느껴갈 뿐이다. 솔로몬이 얘기한 '지혜'인 것 같기도 하고, 예수님이 말한 '사랑' 같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자아'라는 좁은 세상에서 나와서 무한한 삶의 일부가 되라는 것이다.

우리가 행하고 이루고자 하는 것들이 순수하고 자기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완전한 제자리를 찾는다는 말처럼, 우리는 지금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돌아보고 순수한 지, 이기적이진 않은 지, 나를 중심에 놓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도록 하자. 학생이라면 공부해서 남 주자라고 생각하고, 직장인이라면 동료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하나보다 둘이 낫다고 생각하자.

자신의 삶이 날카로운 경계와 얽힌 매듭으로 가득차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도를 따라 살지 않아서일자도 모르겠다. 도를 따라 살게 되면 강렬한 태양은 구름에 가려 부드러워지고, 여기저기 어지러운 티끌은 하나로 뭉쳐저 제 갈길을 간다. 자아를 내려놓자. 뼈를 강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