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에 흥미를 느낀 이후로, 내가 듣거나 읽은 많은 부분이 도덕경의 내용과 상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도덕경을 그냥 인문학 읽기의 일부로 읽어보려고 했었지만, 이번에 40일 프로젝트로 차근차근 읽어보기로 했다. 원본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다행히도 웨인 다이어가 읽기 쉽게 주제별로 정리해 놓은 책이 있다. 가볍게 맛보기로 한번 읽어보기로 한다.
도덕경은 고대 주나라의 수도 낙양에 살면서 왕국 서고 관리 일을 한 노자에 의해 쓰여졌다고 한다. 도덕경은 5천여자로 이루어져 있고, 수천 가지 번역본으로 나와 있다. <치우치지 않는 삶>은 웨인 다이어가 도덕경의 81장을 읽고 21세기 식으로 풀어서 에세이로 써낸 책이다. 쉽게 말해, 웨인 다이어가 도덕경을 읽고 명상한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 장마다 작가가 명상한 내용이 나와 있고, 마무리하는 부분에 원문의 내용을 실어 놓았다.
자, 그럼, 첫 번째 장과 두번째 장을 읽어 보자.
말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닌다.
욕심이 없으면 신비로움을 볼 수 있고 욕심이 있으면 눈에 보이는 것만 본다. 그 신비로움은 모든 이해로 향한 문이다.
작가는 말한다. 내버려둔다는 것은 신비로움 속에 머물며, 아무런 방해 없이 당신을 통해 그 신비로움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놔두는 것이다. 신비로움이 펼쳐지도록 내버려둠과 동시에 형태 안에 머무는 모순을 허락하는 것이다. 항상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세상이 그냥 펼쳐지도록 내버려두라. 뜻대로 일이 되지 않을 지라도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라. 긴장을 늦춰라.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세상은 이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자신을 매 순간 인식하라. 예리한 관찰자가 되라. 비판은 적게 하고 많이 들어라.
세상 모두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는 것은 추함이 있기 때문이다. 착한 것을 착하다고 아는 것은 착하지 않음이 있기 때문이다.
있음과 없음은 서로를 만들어낸다. 어려움은 쉬움 속에서 태어난다. 긴 것은 짧은 것으로 인해 정해지고 높은 것은 낮은 것으로 인해 결정된다. 앞과 뒤는 서로 함께한다.
그래서 성인은 드러나는 이원성과 모순된 조화에 마음을 열고 산다. 성인은 노력하지 않음으로 행하고 말하지 않고 가르친다. 기르되 소유하지 않고 일하되 보답을 바라지 않으며 겨루지만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규정하고 분류하기를 멈추는 연습을 하라.
물이라는 단어 그 자체가 물이 아닌 것처럼 이 우주의 무엇도 그것에 붙여진 이름과는 다르다. 사물의 범주를 분류하고 나누려는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동물, 꽃, 광물, 인간은 결코 정확하게 묘사될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매 순간 어떤 힘든 일이 생겼을 때마다,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었다.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뭐라도 강구할 때 그 어려움이 잘 넘어갈 것 같기 때문이다. 도덕경에서 말하는 도를 행하는 것은 문제에 봉착해도 그냥 손 놓고 있으란 말은 아닐 것이다. 가르침의 핵심은 해결하려는 마음의 분주함을 멈추고 본질을 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상황을 멀찍이서 관찰하라는 것이다. 결국 내가 해야 할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을 지도 모른다.
지금껏 내가 겪었던 어려움 중에는 내가 규정을 섣불리 해서 겼었던 경우도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반대되는 의견을 만나면 자동적으로 그것을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방어적이 되거나 공격적이 된 경우도 있었다. 노자가 말하는 규정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선 매일의 명상과 수행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 안의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에게 다가가 조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여 보자 '오늘도 멋진 하루가 될거야. 아무도 너를 공격하지 않을 거야. 재채기 하듯 생각없이 하는 말들도 인해 니가 흥분할 필요는 없어. 그냥 재채기일 뿐이거든.'
어느 영상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아마추어 복서와 프로 복서가 3라운드 시합을 할 경우에, 1라운드에서 프로는 가드를 올리고 아마추어에게 적당히 맞아준다. 그러면 아마추어는 자기가 싸움을 잘 한다고 생각하고 소나기 펀치를 날리기 시작한다. 2라운드에서 아마추어는 이미 체력이 소진되기 시작하고, 프로는 그때서야 천천히 잽을 날리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3라운드까지 가면 아마추어는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고, 프로는 아마추어를 가지고 놀기 시작한다고 한다.
결국 프로는 큰 그림을 본다. 현재의 고통이 인내해야 할 것이라면 여유를 가지고 인내한다. 아마추어는 쉽게 흥분한다. 상황에 대해 근시안이 되어서 고통이 오면 패닉에 빠지고 영영 빠져나오지 못할 것처럼 낙심한다.
전체의 인생 중에 오늘 하루를 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 힘을 빼야 할 때는 힘을 빼야 한다. 약간의 슬럼프나 감정기복은 그저 왔다가 가는 것으로 놓아주고 그것에 큰 의미를 줄 필요도 없다. 오늘 하루 내가 겪어야 할 고통을 잘 감내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삶은 견디는 자에게 스스로 치유의 힘을 선물한다. 삶을 믿고 내맡겨보자. 철따라 꽃을 피우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자연을 닮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