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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좋아

다시, 책은 도끼다

M.Rose 2021. 8. 22. 13:55

 

다시, 책은 도끼다

 

'책은 도끼다'에 후속작으로 '다시, 책은 도끼다'가 나왔다. 독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여러 작품들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광고전문가이자 카피라이터다. 책 곳곳에 광고카피같은 문장들이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예를 들면, '오늘 소개해드린 책들도 여러분 눈앞에 날고 있는 예쁜 나비였으면 합니다.' 같은 문장들이다. 

 

독서에 대하여

 

작가는 말한다. 독서가 대화보다 낫다고. 동감이다. 책은 생각이 응축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깊은 사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화는 사실을 아는 것과 상대방을 교육할 때 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처럼 대화를 통해 상대방이 모르는 것을 깨달아 알도록 도와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 소크라테스같은 선생님이 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나마 책을 통해서 저자의 깨달음을 나누어 나에게 맞게 적용할 수 있다.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어떤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보게 되는 거죠. 그 시선의 변화가 제일 중요합니다. 그 변화가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이 책에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 프로수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나도 꼭 읽어보고 싶다. 이 책에는 마들렌 하나를 묘사하는 데만도 몇 장이 넘어간다고 하는데, 1분도 안 돼 입속에서 없어질 흔한 과자를 몇 장에 걸쳐 묘사한 부분을 읽어보고 싶어진다. 

 

언젠가 프루스트 소설의 제목이 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제 해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일상을 제대로 보지않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어요. 내가 사는 지금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나의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거죠.

 

주변의 것을 아름답게 보는 시선, 예술의 역할이기도 해요. 

욕망에 대하여

 

세월호에 대해 쓰여진 칼럼을 언급하면서 욕망에 대하여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배가 한 번 왔다 갔다 할 때마다 돈을 더 벌려면 평형수를 빼면 됩니다. 그 안에 사람을 더 태우면 되니까요. 지금 우리가 똑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펙 관리를 하기 위해서, 더 좋은 직장을 위해서 부모와의 대화, 친구들과의 좋은 시간, 타인에 대한 배려심, 이런 것들을 다 빼내고 있어요. 그리고 그 자리를 욕망으로 채우죠. 그 배는 겉으로만 보면 더 빨리 가는 것처럼 보일 겁니다. 그러나 그 배는 언제라도 가라앉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가는 거죠. 

 

행복에 대하여

 

톨스토이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식사를 준비하고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육체노동이 정신적인 삶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정반대이다. 육체노동을 할 때만이 지적이고 영적인 삶이 가능하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은 이미 모두 주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렇다. 우린 이미 모든 행복의 조건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저 그것을 모르고 살 뿐. 행복은 그저 저 멀리 어디엔가 있다고 생각하고 사막을 헤메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기 안에 있는 행복은 다른 어디에도 없다. 행복은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다. 

 

현재의 삶은 최고의 축복이다.
우리는 다른 때, 다른 곳에서 더 큰 축복을 얻게 되리라 기대하며 현재의 기쁨을 무시하고는 한다.
지금 이 순간보다 더 좋은 때는 없다. 

 

작가는 이 책에서 여러 권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 시대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표현되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들이 어쩜 요즘 시대, 한국이라는 스펙트럼을 통해서 봐도 공감하며 웃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운 것 같다. 특히 이 소설을 잘 읽기 위해 카프카의 '커튼'을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커튼'을 읽고 나면 어떻게 소설을 읽어야 할지,
그 길에 어떻게 들어서야 할지 어렴풋하게 감이 잡히실 겁니다. 

 

또 다른 소설로 살만 루슈디의 '한밤의 아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마르케스 이후 소설이란 장르의 가능성을 한층 더 확장시켰으며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3대문학상이라 불리는 부커상을 세 번 수상합니다. 출간된 지 30여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임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입니다. 

 

이 책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읽지 않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읽기 쉽지 않지만 일단 읽으면 사랑하지 않기 쉽지 않습니다. 1947년 8월 15일, 인도 독립의 순간에 태어난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1001명의 아이들, 인도 현대사와 맞물린 그들의 이야기가 마술처럼 펼쳐집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책은 괴테의 '파우스트'입니다. 

 

'파우스트'에는 자본의 논리, 과학, 사랑, 남녀관계, 지식인, 종교, 자연, 죽음에 대한 이야기 등 수많은 인간사가 녹아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전체적인 스토리를 따라 읽기보다 한 편의 시를 읽듯, 한 줄 한 줄 명언을 읽듯 자신만의 문장을 찾아나가며 읽어보시길 권하는 겁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줄 만한 한 줄을 찾겠다는 목표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요? 그냥 내 몸속에 들어온 '파우스트'를 만나보셨으면 해요. 이렇게 펼쳐도 좋고, 저렇게 펼쳐도 좋은 책이 될 겁니다. 괴테가 우리에게 큰 선물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 선물을 감사히 받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