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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나의 멘토다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 라고 한다. 도끼라는 표현은 정말 섬찟할 정도로 파격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다. 역시 광고쟁이니까 다른가 보다. 갑자기 박웅현작가가 즐겨 읽는 책의 종류가 궁금해진다. 얼음장같이 굳어있는 작가의 의식을 깨어내는 듯한 책들은 과연 어떤 책들이었을까 궁금해진다. 이런 생각도 든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보석과 같은 영감과 문구를 찾기위해 작가에게 거친 암석과 같은 인식을 깨기위해 책이란 도끼가 필요하진 않았을까.
내 스스로 책은 나에게 무엇인가라고 물어본다면 책은 나의 멘토다. 가끔은 소울메이트가 되어주기도 한다.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책과 마주하는 시간이 나는 좋다. 상대를 배려할 필요가 없이 그냥 내가 원하는 만큼 책과 대화하다가 덮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때론 나도 책속에서 보석과 같은 문구를 찾을 때가 있다. 내 마음이 갈급할 때,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보물찾기를 하듯이 여러 책 속을 뒤적이곤 한다. 지금은 어느새 내가 만났던 책들 중에서 내가 소중히 여기는 몇 권의 책들이 쌓여가고 있다. 그 책들은 나의 멘토가 되어주기도 하고, 정담을 나누는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다
창의성의 답은 일상 속에 있습니다.
나한테 모든 것들이 말을 걸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들을 마음이 없죠.
그런데 들을 마음이 생겼다면, 그 사람은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레이스가 된 삶은 피폐하기 이를 데 없죠. ..
그래서 저는 순간순간 행복을 찾아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느냐에 따라 풍요와 빈곤이 나뉩니다.
그러니까 삶의 풍요는 감상의 폭이지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은
“문화미와 예술미는 훈련한 만큼 보인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도 처음 피카소의 작품을 볼 때 좋은지 몰랐습니다.
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같은 책들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책들을 읽고 난 다음에 본 피카소의 그림은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다양한 책들과 작품들을 소개한다. 똑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그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의 몫이다.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가지고 작품을 볼 때와 그냥 볼 때의 차이는 클 수 있다. 어떤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외모만 보는 것과 그 사람이 자라온 과정과 경험들을 알고 보는 것이 다른 것과 같을 것이다. 책을 통해 그 작품에 얽힌 사연이나 역사 등을 읽는다면 그 작품이 더욱 깊게 와 닿을 것이다.
시이불견 청이불문 視而不見 聽而不聞.
시청은 흘려 보고 듣는 것이고 견문은 보고 듣는 거죠.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서 그저 지겹다고 하는 것은 시청을 하는 것이고요,
사계의 한 대목에서 소름이 돋는 건 견문이 된 거죠.
헬렌켈러는 보지 못하는 자신보다 볼 수 있는 우리들이 더 못 본다는 것이죠.
숲을 다녀온 사람에게 당신은 뭘 봤냐고 물었더니,
그가 답하길 ‘Nothing Special’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겁니다.
자기가 숲에서 느낀 바람과, 나뭇잎과 자작나무와
떡갈나무 목통을 만질 때의 전혀 다른 느낌과
졸졸졸 지나가는 물소리를 왜 못 보고 목 들었냐는 거죠.
이렇게 인생이 특별할 게 없는 사람들은 생의 마지막에 떠오를 장면이 없을 겁니다.
김훈은 무엇을 보든 천천히 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속도의 문제에 대해 걸고 넘어집니다.
우리는 정말 빠른 속도로 살아가요.
꽃 피고 지는 거 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이죠.
김수근 선생이 지은 경동교회 아십니까?
서울 한복판 시끄러운 일상으로 왁자한 장충동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이 교회는
문을 돌려세워 지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교회에 들어서면 빨간색 돌담을 돌아
예배당 입구로 가는 길에서 일상과 떨어져 차분하게 신성을 맞이합니다.
“디자인은 단순한 멋 부리기가 아니다. 디자인은 깊은 생각의 반영이고 공간에 대한 배려다.”
어떻게 하면 자동차 달리는 속도가 아니라 잔디가 자라는 속도로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숨쉬는 속도가 바닷가 파도 치는 속도와 한 호흡이 될 수 있을까. 내 인생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책이나 그림, 음악 등의 인문적인 요소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촉수를 만들어줍니다.
상록수는 짙고 깊게 푸르러서, 그 푸르름은 봄빛에 들뜨지 않는다. 상록수의 숲의 푸르름은 겨울을 어려워하지 않는 엄정함으로 봄빛에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그의 소솔 속 주인공인 조르바를 통해 “그에게 두려웠던 것은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이었다”라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익숙한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익숙한 것 속에 정말 좋은 것들이 주변에 있고,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듣지 못한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프루스트는 “언어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어를 공격하는 것뿐입니다"라고 합니다. 상투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다르게 얘기하게 해야 한다는 프로스트의 말을 듣고 생각해봤더니, 말이나르 ㄹ것도 살아 있는 것이라서 신선도가 떨어져요. ...한숨도 못 잤어, 비가 억수같이 와, 가슴이 찢어져 같은 표현들은 듣는 말일 뿐 머릿속에 울림이 있는 것들은 하나도 없으니까요.
무욕만한 탐욕 없습니다.
그것말고 강호 제군의 고만고만한 욕망 그것들이 이 세상과 저 세상 사이의 진리입니다.
[로빈슨 크루소]는 서구가 아프리카나 미개하다고 보이는 지역에 가서 하는 행태를
상징적으로 어느 섬에서 일어나는 일로 구성한 겁니다.
문명화된 한 사람이 불모의 땅인 섬에 들어가서 질서를 만들기 시작해요.
하느님의 계시를 전하기 시작하고요. 흐트러져 있던 것을 정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로빈슨 크루소]의 커다란 줄거리입니다.
단순하다는 것은 , 특히 그림이 단순하다는 것은 핵심적이라는 말과 통한다.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능력은 종종 노년에 다다라서야 얻어지곤 한다.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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