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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넥션

 

 

요즘 하도 장내미생물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뇌와 장이 서로 소통한다는 내용인 <더 커넥션>을 읽고 보니 처음에는 놀라웠지만 한편으론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배가 아프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장에도 신경세포가 있어서 통증을 감지하는 것일테니까. 단지 장은 우리 눈에 잘 안보이기때문에 그 존재감을 잊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어릴 적엔 배변감을 느끼거나 가끔씩 이상한 것을 먹어서 배가 살살 아플 때가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장이라는 존재는 노후한 자동차처럼 삐꺽거리는 것 같다. 변비와 설사, 방귀가 잦아지고, 배가 자주 더부룩해지기도 한다. 이것이 심해지면 과민성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한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장내미생물의 존재다. 결국 장에는 수많은 돌기들과 미주신경이 있어서 장에서 보내는 많은 신호들을 뇌가 받아들이고, 역으로 뇌가 특정신호를 장으로 보내기도 한다. 장내미생물은 그러한 장을 잘 관리해주는 든든한 지원군같은 존재인 것이다. 여기까진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이런 기본적인 내용외에 이 책에선 다양한 측면에서 장이 우리의 정신건강 및 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다양한 기전을 통해 장의 운동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뇌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이라고도 부른다)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거나, 장 신경계로 신경신호를 보낸다. 뇌는 두 개의 신경신호를 보내는데, 하나는 장 기능을 자극하는 (미주신경을 포함한 부교감신경이 전달한다) 신호이며, 다른 하나는 장 기능을 억제하는 (교감신경이 전달한다) 신호다. 대개 동시에 활성화하는 두 신경회로는 특정 감정에 따라 장을 활성화하는 장 신경계를 조직하거나 미세하게 조정하는 놀라운 일을 해낸다. (p.62)

 

장에는 미주신경경로 가까운 곳에 세로토닌이 많이 저장되어 있는데, 미주신경경로는 뇌의 감정통제중추로 직접 연결된다. 장 내용물이 세로토닌을 함유한 세포를 자극하거나 장내 미생물군의 대사산물에 반응해서 저농도의 세로토닌 관련 장신호가 뇌의 감정중추에 지속적으로 전해지는 상황을 그럴듯하게 상상할 수 있다. (p.95)

 

천영 항불안제 생산자인 장내 미생물군

 

그저 발효식품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만으로 불안장애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의 불안 수준이 낮아질까? 소수의 연구 결과 가운데 쥐를 대상으로 이를 증명한 논문이 있다. 그중 한 논문은 건강한 성체 쥐에 락토바실러스람노수스를 섭취시켰더니 불안 유사행동이 줄어든 것을 관찰했다. 다른 논문에서는 쥐에 다른 종인 락토바실러스 롱검을 섭취시켰더니 대장에 만성염증이 발생하는 질병인 대장염에 걸린 쥐의 불안 유사행동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pp.172~173)

 

프로바이오틱스가 없는 유제품을 먹은 여성과 비교하면 프로바이오틱스를 4주간 섭취한 여성은 감정 인지 과제를 하면서 연결되는 뇌 영역 개수가 더 적었다. 이 결과는 쥐를 대상으로 한 놀라운 연구가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특히 아주 기본적인 감정반사 수준이지만, 장내 미생물군을 이용하면 감정관련 과제를 수행하는 인간의 뇌 기능을 눈에 띄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p.174)

 

변비와 파킨슨병의 미묘한 관계

 

변비는 파킨슨병 환자의 80%가 걸리며, 전형적인 신경증상이 나타나기 수십 년 전에 전조로 나타나기도 한다. 손상된 뇌 영역의 신경세포에는 신경 기능을 방해하는 비정상적 단백질 덩어리인 루이소체가 나타난다. 루이소체를 형성하는 단백질 덩어리는 환자의 뇌뿐만 아니라 장 신경세포에도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p.292)

 

게다가 생애 후반기에 들어서면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외부 교란에 훨씬 더 취약해지는데, 파킨슨병이 60세 이후에 발병하는 건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 가설이 옳다면 초기에 식단을 조절함으로써 장 면역체계를 안정시키면 파킨슨병 발병 위험률을 낮추거나 최소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다. 즉 육식 위주의 식단에서 탈피하면 파킨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p.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