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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건강관리를 재밌게 비유하고 있다. 참 적당한 비유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업가가 방만한 경영을 하다가 파산 직전까지 갔다. 그제야 재정 전문가를 찾아가 얼마 남지 않는 자산을 다시 불려달라고 요구했다. 엄청나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엄청난 믿음으로 얼마 남지도 않은 전 재산을 맡기고 돌아왔다. 재정 전문가는 왜 재정 파탄이 났는가를 다각도로 분석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비싼 장비가 동원되기도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사업가는 왜 본인이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한 아무런 반성이나 분석 없이 이전과 똑같은 생활을 이어간다. 왜냐하면 재정 전문가각 다 알아서 해줄 테니까.
그 사업가의 재무 상태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질병을 대하는 현대인들의 태도가 사업가와 조금도 다를 게 없다. 돈은 남한테 맡기면 안 된다는 걸 상식으로 알면서도 내 건강은 잘도 갖다 맡긴다.
신용불량자가 다시 신용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에 재정을 잘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한번 망가진 재정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 우리의 건강도 마찬가지다.
건강검진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말한다.
마치 수험생이 평소에는 숙제도 제대로 안 하고 지내다가 모의고사만 열심히 보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성적을 받아 볼 때까지 조마조마 가슴 졸이다가 성적이 괜챦으면 다시 학업과 담 쌓고 사는 문제아 수험생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진짜 보험은 따로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보험이나 미국의 오바마케어가 보험이 아니다. 정기검진만 열심히 하는 것 역시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못한다. 진정한 보험이란 유기농 딸기, 강황, 야채 주스 갈아 마시고, 운동하고, 잠 잘자고,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의료 민영화에 대해서도 저자는 적절한 비유로 말하고 있다.
의료 민영화의 골자를 소방서에 비교하면 마치 이런 모습이다. 집에 불이 났을 때 화재보험이 있는 사람만 119에 전화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또한 화재보험의 종류에 따라 소방 당국의 서비스가 달라지는 것이다. 복잡하게 설명하려 들지만 본질은 이렇다. 몇몇 관련 기업들이 큰돈을 벌기 위해 이런 국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진정한 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이 아니라 제대로 된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이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훨씬 더 확실한 보험이다. 1년에 한 번 하는 정기검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먹는 음식이다.
과학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지만, 현대의학은 자본의 영향력 아래에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적 운명론에 빠진 나머지 암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유방과 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하지만 암을 비롯한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등 대부분의 성인병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병으로 식단 조절과 생활 개선만으로도 얼마든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그럴 수 없다고 하는 의사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그게 사실일 수도 있다. 식품과 영양학에 대해 교육받은 적이 없고, 음식을 존중하는 마음이나 관심도 없으며, 실제로 음식으로 환자를 고쳐본 경험도 없기때문에 약 처방 말고는 해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첨하다. 심장마비를 예방하기 위해 먹는 콜레스테롤약 리피토가 당뇨병 발병률을 50% 증가시킨다. 당뇨약 아반디아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2만 명이 사망했다. 콜레스테롤약이 당뇨를 유발하고, 당뇨약은 심장마비를 유발하고, 그야말로 물고 물리는 혼돈의 아마겟돈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