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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반부터 다음과 같이 현대의학에 문제제기를 시작한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건강에서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관점들을 놓치고 있다.
- 스트레스와 스트레스가 생체 활동 및 면역력에 미치는 악영향
- 운동 부족
- 영양소 결핍
- 화학 물질에 범벅이 된 변형된 토양에서 자란 채소와 과일
- 식품첨가물과 가공식품
- 셀 수 없이 많은 환경호르몬
현대 의학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질병 예방'에 무관심한 결과다. 제약 회사가 주도하는 과학에 그저 끌려다니고 있다. '예방'은 돈이 안 되지만, 의료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의료 산업이란 단어가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나에겐 매우 불편하게 들리는 이유다. 산업으로서의 의료 시스템 속에선 의사도 생존경쟁을 해야 한다.
병원에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처방하지 않는 이유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효능은 때론 막강하다. 예를 들어 마그네슘은 응급실에서 사용한다.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혈압이 높은 환자에게 마그네슘을 주사하면 혈압과 박동이 정상화된다. 비타민C고용량 요법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72시간 이내에 죽이는 효과가 있다. 오메가3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그 어떤 약물보다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가 뛰어나다. 비타민B3 나이아신은 때론 관절염 환자에게 진통제보다 더 효과가 좋다. 또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스타틴 약물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나이아신은 LDL을 낮추고 HDL을 높이며 지질단백질A를 낮추는 효과가 탁월하다. 식사와 함께 500밀리그램씩 복용하면 스타틴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병원에선 나이아신을 사용하지 않고 스타틴 약물만을 고집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제약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지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엔자임Q10, 폴리코사놀, L-카르니틴, R-라이보스, 아르기닌과 같은 성분들은 강력한 효과가 있는 자연 물질들이다. 그런데 합성된 약물이 아닌 자연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물질은 일단 다국적 제약 회사들로부터 외면당한다.
저자는 기능의학의 관점에서 환자들에게 접근한다.
염증 반응으로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 당뇨, 고혈압, 과체중의 대사 증후군 환자들, 살을 빼고 싶은 다이어트 환자들, 아이들 알레르기와 아토피, 천식 등 자가면역 질환 등을 치료할 때, 가공식품(식품첨가물)부터 끊고 시작한다. 가공식품만 끊어도 많은 것이 달라진다. 환자의 입장에선,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하는 환자의 행위가 있다. 바로 음식을 먹는 것이다. 까라서 식습관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먹는 음식을 바꾸지 않고는 건강을 기대할 수 없다.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체내에서 수만 가지의 화학작용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정상적으로 호르몬을 분비하고 효소와 조효소들이 만들어지고 분비되어야 한다. 호르몬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재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바로 비타민이고 미네랄이다.
일반적으로 언론과 뉴스를 통해 의학 연구 결과를 접하게 된다. 우리는 여기에 나온 통계수치를 정확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언론에서 알려주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속을 수 있다. 다음은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만한 통계적 표현 방법들이다. 간단한 차이점들을 이해하면 언론의 통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의학 관련 뉴스나 의학 저널 논문을 보면, 특정 치료나 약물의 효과대비 위험성을 표현하는 데 세 가지 다른 방법이 사용된다.
절대 위험 감소(ARR, Absolute Risk Reduction)
상대 위험 감소(RRR, Relative Risk Reduction)
필요 치료 환자 수(NNT, Number Needed to Treat)
절대 위험 감소(ARR)은 말 그대로 절대적인 수치다.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와 시험 치료를 받은 사람들 중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의 차이를 집계한 후 그 차이를 전체 참가자들의 수로 나누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지혈증 치료제 프라바스타틴 약물의 연구 결과, 플라세보 대조군에서는 1000명 중 41명이 사망했고, 프라바스타틴 약물 치료를 받은 그룹에서는 1000명 중 32명이 사망했다. 이 경우 절대 위험은 1000명 중 9명이다. 41명과 32명의 차이가 9명이기 때문이다. 이는 각각 1000명의 참가자를 기준으로 봤을 때, 현실적으로 0.9% 위험 감소 효과에 불과하다.
두 번째 방법은 상대 위험 감소(RRR).
이것은 9명을 아무 치료도 받지 않아 사망한 사람들 41명으로 나누는 것이다. 그냥 놔두면 41명이 사망할 수 있는 것을 32명으로 낮췄으니 22%의 차이가 난다. 앞서 언급한 절대 위험 감소 0.9%보다는 숫자가 훨씬 크고 보기에도 좋다. 제약 회사가 주로 사용하는 숫자는 이것이다. 의대 교고서, 저널연구, 보건 당국 모든 곳에 인용된다. 그래야 의미 있는 수치로 보이기때문이다.
세 번째 방법은 필요 치료 환자 수 (NNT)
이 방법은 제약 회사나 보건 당국 사이에서 지독하게 인기가 없다. 하지만 셋 중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환자 1명을 살리기 위해 몇 명을 치료해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앞서 언급한 프라바스타틴의 경우 1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111명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연구 디자인 자체가 문제 되기도 하지만, 이처럼 이미 나온 통계 결과들을 입맛에 맞게 해석하는 다양한 통계학적 테크닉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다. 통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연구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Lipitor)의 뇌졸중 예방 효과를 놓고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다른 결론이 가능하다. 1000명이 리피토를 복용할 경우 뇌졸중 발병 가능성을 28명에서 15명에서 낮출 수 있다. 절대 위험 감소로 보면 1000명당 13명 혹은 1.3% 위험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비교 위험 감소로 보면 무려 48% 위험 감소라는 강력한 효과를 자랑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필요 치료 환자 수로 보면 숫자는 초라해진다. 1명의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 77명에게 리피토를 처방할 필요가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게르트 기거렌처(Gred Gigerenzer)는 <계산된 위험>(Calculating Risk)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좀 더 현실을 잘 아는 의사들은 의학 연구 논문을 무조건 신뢰하지 않는다. 20년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편집장을 지냈던 하버드 대학의 마샤 앤겔(Marcia Angell)박사가 돌연 사표를 낸 이유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사기성 짙은 논문들에 신물을 느껴 스스로 편집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금은 의료 시스템의 부패와 타락을 고발하는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들을 읽으며, 통계수치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주변에는 통계수치를 이용해서 주장을 정당화시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의사들 역시도 그러한 논문들을 의식없이 받아들이는 경우, 동일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Do no harm.'을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