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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든지 괴롭든지 일상의 일을 보고 놀라지 마라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가 열렸다고 해서 놀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 놀라는 것을 우리는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만약 의사가 환자가 열이 나는 것을 보고 놀란다든지, 선장이 역풍이 분다고 해서
당황해 한다면
이 얼마나 낯 뜨거운 일인가!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일들은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열매가 열리는 것처럼
지극히 정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것들이다.
이것은 질병이나 죽음, 중상모략,
그리고 어리석은 사람들을 기쁘게 하거나 괴롭히는 모든 일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실이다. (p.25)
어떤 존재라 할지라도 죽는다는 데는 예외가 없다
에픽테토스가 말하기를, "당신이 자녀와 입맞춤을 하는 순간에도 마음속으로 '어쩌면 너는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라고 했다. 사람들이 너무 불길한 말씀이라고 투덜거리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것은 전혀 불길한 말이 아니다. 단지 자연의 한 행위를 묘사했을 뿐이다. 이것이 불길하다면 잘 익은 옥수수를 수확한다는 것도 불길한 일이 아니겠는가!"
죽음이란 출생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신비 중 하나이다. 출생할 때 결합되었던 요소들이 해체되면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죽음은 전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존재라 할지라도 죽음은 예외가 될 수 없고, 결코 창조의 섭리에 반하는 것도 아니다. (p.37)
내일부터의 인생을 특별 보너스라 여기면서 살아라
바로 우리 곁에는 무한한 과거와 미래가 위용을 자랑하고, 모든 사물은 깊은 영원의 심연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인생의 시간이 마치 영원한 것처럼 갈망하고, 노여워하며, 안달하는 인간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자신의 체중이 300파운드에 채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애통해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자신의 수명이 더 오래 주어지지 않는다고 안달인가? 당신에게 주어진 체중에 만족하는 것처럼 당신의 수명에도 만족하라.
오늘 나에게 임종의 순간이 다가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간주하라. 그러면 앞으로 주어질 시간들은 계약서에도 없는 특별 보너스처럼 느껴지게 될 것이다. 그 보너스를 가지고 자연에 순응하면 살아라. (p. 54)
내 영혼 속보다 더 조요하고 평온한 은신처는 없다
사람들은 때로 시골이나 바닷가, 혹은 깊은 산중에 묻혀 살기를 바란다. 당신 역시 이런 꿈을 꿀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공상은 부질없는 짓이다. 왜냐하면 언제든지 원하기만 하면 자기 자신의 내면의 세계로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자신의 영혼 속보다 더 조용하고 평온한 은신처는 없다. 자신의 내면에 이러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필요한 때마다 명상을 통해 즉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p. 64)
어떤 본성이 나를 인도하는가에 내 시선을 집중시켜라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본능이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지 말고, 어떤 본성이 자신을 인도하는가에 당신의 시선을 집중시켜라. 우주의 본성은 당신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나타나고, 당신의 본성은 당신이 감당해야 할 의무를 통해 나타난다. (p. 68)
나를 괴롭히는 고민의 대부분은 내가 빚어낸 것들이다
당신을 괴롭히는 고민들 가운데 상당 부분은 전적으로 당신의 공상이 빚어낸 쓸데없는 것들이다. 당신에게서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보다 넓은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라. 당신의 생각이 우주를 포용하고, 영원한 시간을 묵상하며, 모든 피조물들의 빠른 변화에 유의하고, 당신의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짧은 순간을 출생 이전의 무한과 죽음 이후의 영원과 비교하면서 자기를 넓혀가라. (p. 87)
내 이해관계의 척도로 누군가의 선악을 논하지 마라
당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좋은 일이 없닥 해서, 혹은 나쁜 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당신은 분명 신을 원망하게 될 것이고,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악감정을 가지거나, 당신의 실패나 불행이 다른 사람들의 탓은 아닌지 의심을 품게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매사에 자신의 이해관계의 척도에서 선악을 규정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선악의 판단을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들에 국한해 엄격히 적용한다면, 우리가 신에게서 잘못을 찾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적대감을 갖는 일 따위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p. 106)
영혼의 고결함보다 더 즐거운 일은 세상에 없다
올바른 원칙에 입각해서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살고자 했을지라도 실패했다면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포기하거나 낙심하지 마라. 그럴 때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되, 당신 행동의 대부분이 인간 본성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라. 그러나 언제든지 다시 돌아가 시작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훈련하고 이를 즐겨라.
잘 생각해보라. 영혼의 고결함보다 더 즐거운 일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정직, 소박함, 친절, 경건이 바로 최고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뿐만 아니라 추론과 인식의 과정이 작용하는 정밀함과 부드러움을 상기해보라. 지성이 발휘되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이 무엇이란 말인가? (p.150)
"죽음을 내 인생으로 끌어들여, 인정하고, 정면으로 응시하면,
죽음이라는 불안과 삶의 좀스러움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다.
그제야 나는 마음껏 나 자신이 될 것이다.
(마르틴 하이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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