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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무사히 지나갔다. 어머니도 어찌어찌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병원에 검사 받으러 잘 다녀오셨다. 지하철 9호선이 너무 꽉차서 힘들었고, 출입구를 찾지 못해서 많이 헤매었다고 한다. 병원 도착해서 코로나 사전문진을 핸드폰으로 어제 열심히 도와드리고 어떻게 보여주는지 연습하고 갔는데, 막상 핸드폰 전원을 다시 켜다보니 데이타이용 버튼을 해제로 눌러 버려서 페이지가 열리지 않았나 보다. 입구에 대기줄이 엄청 긴데, 어머니는 막무가내로 지금 안 들어가면 검사를 못받는다고 떼를 쓰셔서 들어가시긴 하셨나보다. 몇 개월만에 가시니 그 사이에 많은 것들이 변해서 출발부터 도착까지 진땀을 빼신 것 같다. 사실 걱정을 했었는데, 역시나 혼자 가셔서 애를 많이 먹으셨다. 그래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연습했던 것이 하나도 기억도 안나고, 다 꼬인 상황에서도 어머니 나름의 생존본능인지 빡빡한 일정을 제대로 마치고 오셨다.
가끔은 어머니의 이중언어를 못알아들을 때가 있다. 어머니가 그냥 됐다고 하면 됐나보다 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게 이중언어였던 것이다. 일단 자식 신세 지기 싫어서 말로만 됐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처음엔 무조건 사양하는 것을 습관으로 베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중언어가 습관이 되는 것을 주의해야 겠다. 동양에선 사양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서 그런지 무조건 괜챦다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 괜챦지 않으면서도. 습관이 이래서 무섭다. 남을 흉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계속해서 남을 흉보고, 비관적인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은 비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비관적인 얘기를 하게된다. 습관 중에 제일 무서운 습관이 말습관인 것 같다.